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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란?

제목

한지의 역사

작성자
신풍한지
작성일
2013.02.18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988
내용

종이는 AD 105년 인류의 역사에 공식적으로 등장한 이후 오늘날까지 모든 문명세계에서 필수품으로 생활 속 깊이 자리잡아 왔다. 우리 나라에 종이와 그 제조법이 언제 전해졌는지에 관한 문헌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몇 가지 주변기록을 통하여 우리 나라 한지의 역사를 추정하여 볼 수 있다. 백제 근초고왕(346∼375)때 논어 10권과 천자문 1권을 가지고 일본에 건너가 일본의 태자 토도치랑자의 스승이 된 왕인박사에 관한 《일본서기》의 기록과 영양왕 21년(610) 고구려 담징이 맷돌 채색과 함께 일본에 종이를 전했다는 《일본서기》의 기록은 우리 나라 한지의 존재와 발달 양상을 추정할 수 있는 좋은 기록이다. 


중국의 제지기술이 북방과 남방의 두 경로를 통해 우리 나라에 전해지는데 고구려는 낙랑으로부터 주로 마를 사용하는 방법을, 백제는 중국 남부지방으로부터 닥을 사용하는 방법을 전해 받았다. 신라는 이들 두 나라에서 전수 받은 기법을 통일 이후 계림지로 발전시켰고 일상화된 한지의 사용은 현재 전해지는 실물자료를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자료 가운데 가장 오래된 실물자료는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이다. 이 경문의 조성연대를 불국사의 대규모 중창연대인 751년으로 본다면 이는 지구상에 현존하는 최고의 목판인쇄물이고 우리 나라의 최고의 지류문화재이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함께 제지사의 한 획을 긋는 자료는 신라 경덕왕 13년(755)에 제작된 《백비묵서화엄경》이다. 경문은 붓으로 직접 쓴 것으로 제작연대, 발원자, 사경축수, 의식, 지작과정(紙作科程)과 사경의 분업 등을 발문에 밝히고 있어 당시 신라문화를 이해하는데 귀중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종이를 만든 사람과 지역을 명시하고 있어 제지사 연구에 더 없이 귀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한지는 고랜ぃぁ 이르러 광택이 나고 희다는 뜻으로 '백추지'라 불렸고, 중국에서는 그 질김이 가죽과 같다고 하여 '등피지'라고도 불렸다. 송나라 사람들은 여러 나라 종이의 품질을 논하면서 고려지를 최고로 쳤다. 이와 같이 우리 선조들은 닥을 가공하여 가장 우수한 종이를 제조하였고 , 2차 가공기술인 다듬질을 개발하여 월등한 제지술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종이의 발달은 인쇄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져 고려 우왕 3년(1377년) 백운화상이 초록한 《직지심체요절》은 세계도서의 해인 1972년 파리에서 열린 도서전시회에 출품되어 그 당시까지 세계 최초의 활자본으로 알려졌던 구텐베르그의 세계심판보다 무려 77년이나 앞선 것으로 공인받았다. 또 구텐베르그의 성서보다 200여 년 이상 앞선 1234년 동활자를 이용하여 《고금상정예문》 전 50권을 인쇄했다는 기록이 이규보가 지은 동국이상국집에 있다. 


조선초기에는 유교를 바탕으로 신왕조의 왕권지배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관 주도로 활발하게 문화활동을 펼쳤다. 이를 위해 많은 서적이 필요하였고, 인쇄술과 제지법이 정책적으로 보호·육성되었다. 태종 연간에는 최초로 국영제지아문(國營製紙衙門)인 조지소(造紙所)를 설립하고, 세종 연간에는 조지소를 확장하고 많은 서적을 간행하였다. 이때 이미 종이를 만들 때 사이징(sizing)제로 닥풀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고 보여진다. 


활발하던 제지업은 임진왜란 이후 일본으로 많은 기술공들과 함께 지공들이 붙잡혀가며 각종 수공업이 쇠퇴하고, 더불어 종이의 품질도 현저하게 떨어져 조지소도 유명무실해 졌다. 근대 이후에는 서양의 기계지 공장들이 세워지며 우리의 종이는 창호지나 장판지, 동양화를 위한 화선지 등으로만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다. 기계와 화공약품이 천연원료와 수제공정을 대체함에 따라 오늘날에는 가장 중요한 원료인 닥나무가 거의 재배되지 않고 있다. 


현대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계지에 수제종이가 밀려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보겠지만, 수준 높은 제지술과 수제종이의 전통이 거의 단절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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